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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은여기에남겨

summer in manila 집에서 바라본 서북쪽 하늘 -노을이 하도 진해서 한 컷! 지난 일요일과 월요일은 정말 힘들었다. 일어나기 힘들고 구토가 날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이고, 아내인 나는 일어나야 했기에 머리통을 세면기에 쳐박고, 그것도 안되어 찬물로 샤워를 하고, 찬물로 정수리에 한참을 끼얹고 그리고 나서야 부엌으로 갔다. 하루 두 번, 세 번 샤워를 해도 그때 뿐이다. 샤워기 물이 닿는 피부만이 시원함을 느낄뿐 지나간 자리조차 시원하지 않더라. 선풍기에선 훅~하고 더운 바람이 불어오고, 에어콘은 정말 작동하고 있는 것인가 의심이 들어 몇 번을 확인하곤 했다. 살인적인 더위란 것, 이런 것이구나. 38도, 혹은 39도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좀 나아졌다. 그 더웠던 월요일은 선거날이었다. 노이노이 .. 더보기
2010년 시작 요즈음 필리핀의 날씨는 선선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고, 태양이 내리쬐는 가끔은 뜨겁기도 하다. 나의 생활도 비슷하다. 대체로 미지근하고, 가끔 차겁기도, 아주 가끔 뜨겁기도 하다. 대학을 들어가던 무렵, 치열하게 뜨겁게 살자고 말하던 친구가 있었다. 말처럼 그친구는 매우 열정적으로 그 즈음을 살았던 것 같고, 지금은 연락두절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도 그러리라 생각한다. 그 친구만큼 열정적으로 살지 못했던 까닭에 나는 그 친구한테 늘 부끄러웠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부끄럽지 않을만큼 열정적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자본주의 사회의 최대 가치인 돈을 벌고 있지도 않으며, 잠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뭔가에 빠져 있지도 않고, 건강한 육체를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지도 않다. 그래도 괜찮.. 더보기
10월 10월이다. (한 달에 한 번 포스팅하기가 힘들다니.) 태풍 케사나(여기서는 '온도이'라 부른다)가 지나간 메트로 마닐라는 아직까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80%가 피해를 입었다고 했는데, 처음엔 나 아는 몇몇 사람들이 전혀 피해가 없어 이리 심한지 몰랐다. 가족을 찾아 며칠을 헤메야 한 사람, 가족 외 모든 것을 잃은 사람, 새로 뽑은 자동차와 함께 자동차 여섯대를 날린 사람, 17시간을 도로에 갖혀 있어야 했던 택시 운전사, 허리까지 차는 물을 헤치고 지나다 머리가 까인 사람 등등... 이야기는 무수했다. 물론 신문에 난, 내가 모르는 사람들은 가족을 잃기도 했을테고, 더 심한 상황에 처해있을 것이다. 반면, 나처럼 멀쩡한 사람도 있다. 학교는 일주일 방학을 했었고, 어제는 갑자기 도시 전체 전기가.. 더보기
2009년 9월 즈음 누군가, 어느 예언자가 2009년에 많은 유명인사들이 유명을 달리할 거라고 했다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김수환 추기경님이, 그리고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고에는 조의문조차 올리지 못했구나.) 이곳 필리핀에서는 얼마전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이 사망하더니, 얼마전 이글레시아(식민치하 카톨릭이 대부분인 필리핀에서 자생한 종교랄까) 설립자가 사망해 며칠씩 신문과 방송을 장식했다. 뭐 내가 아는 정도라면. 음 마이클 잭슨도 있구나. (한국에선 영화배우 장진영? 그런데 생각해보면 한국은 작년에도 연예인 사고가 많았다) 어쨌든, 이러한 소식들로...마음이 썩 좋지는 않다. 다음주 수찬이의 유치원에서 Family Day라고 행사가 있다한다. 준비를 위해 팀별 미팅을 하자해서 .. 더보기
토마스와 친구들(Thomas and Friends), 달라지다. 현재 필리핀 케이블 티비를 통해 찬이가 즐겨보는 방송은 디즈니채널이다. 덕분에 나도 하루종일 디즈니를 보게 된다. (때문에 한 번쯤은 이 채널을 통해 방송되는 어린이 방송들에 대해 리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얼마나 쓸 수 있을 지 모른다. 시리즈가 될 수도 있고, 오류 수정도 차후에..-_-;;) 디즈니 채널은 2개로 나뉘어, 한 채널은 플레이하우스 디즈니(playhouse disney)로 주로 취학 전(pre-school)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방송을 하고, 그냥 디즈니채널은 조금 큰 어린이들을 위한 방송을 한다. 찬의 경우 디즈니채널은 영화들(주로 디즈니사에서 제작한 영화들)을 즐겨 보고, 미스터 빈(mr. bean)을 가끔 본다. 플레이하우스 디즈니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교.. 더보기
근조 3일이나 지났으나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그의 인생을 돌이켜보니, 평안했던 시간은 봉화마을에서의 단 몇 개월 뿐이었을 것 같다. 평안을 빕니다. 더보기
용기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필요한 것은 분명 용기일 것이다. 그 일을 감당할 용기. 그런데 감당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용기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의미가 담긴 것 같다. 인생 한 순간 순간마다 용기가 필요함을 느낀다. 더보기
커피 한 잔의 여유 별다방커피 이야기. 어디로 사라졌을까. 더보기
뒷북_베토벤바이러스 드라마 베토벤바이러스를 다 봤다. 18편까지. 드라마는 드라마처럼, 한주에 조금씩 봤어야 한다. 짬짬이 볼 때 훨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이 남편과 같이 주말 이틀동안 다 봐버렸더니, 현재 무지하게 허탈하다. 5회를 볼 때, 이제 드라마가 끝나나 했다. 사실 거기까지의 이야기가 한 단락이라고 생각하니까. 여튼 내게는 5회 공연이 가장 극적으로 느껴졌다. 그걸 압축해서 영화처럼 만들었으면? 하지만 영화로는 성공은 못했을 것 같다. 드라마는 드라마니까, 그 시간이 참 미묘하다. 18회는 좀 긴 것 같은 느낌도 있었고.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무리 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혼자 떠나는 강마에를 보니 내가 다 쓸쓸해졌다.(개는 왜 안 데려가는거야? 라는 생각이 자꾸.) 어쨌든, 지금와서 베토벤바이러스를 이야기하는.. 더보기
finish(s) flying 지금은 덜하지만, 어렸을 때는 종종 책이건, 영화건, 드라마건 결말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사실 꽃보다 남자의 결말이 뭐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만화책으로 다 봤는데...쩝) 아주 뻔한 해피엔딩이거나, 주인공의 죽음으로 끝나는 비극의 경우는 그냥저냥 기억을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적의 '해피엔딩'이란 노래에도 있듯이, ' 더보기
한 달 필리핀에 되돌아 온 지 한 달이 되었다. 어제는, 서울에서의 약발(냉기)이 떨어졌는지 영 비실비실. 그러나 밥 많이 먹고 많이 자고 나니까 괜찮아졌다. 글쎄, 더위 탓일지 밥하기 싫어 과자같은 걸로 때운 탓일지. 어쨌거나 같은 콘도 사는 이웃님도 몸이 으슬으슬하고 식은땀이 난다고 한다. 불안불안하더니 결국 환율이 1500원을 다시 돌파했다. 걱정하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당장은 큰 돈 쓸 일이 없어 다행이라고 위안해야지. 그래도 지난 번보다 훨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된다. 가끔 라디오에서 들리는 필리핀 음악이 흥겹고, 이들의 축제도 시시하다고 코웃음치기보다는 즐겁게 보고 있다. 찬이의 유치원에서 알게된 필리피노 학부형한테서 그림을 선물 받았다. 이사가면 집에 걸으란다. 당장은 답례를 뭐로 해야하나 고민이.. 더보기
발렌타인데이의 추억 라디오에 차이니즈 뉴이어가 지난 이후 요즘은 매일매일 발렌타인데이 이벤트에 대해 홍보하고 있다. 이 나라는 쵸코무스, 브라우니 등은 많이 팔아 흔한데, 정작 초콜렛은 무지 비싸다. 아 초콜렛 먹구 싶다. 남편한테 초콜렛 받을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줘야 하는구나. 끙. 다른 나라에서는 발렌타인데이가 그냥 연인을 위한 날임에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도 '여자'가 '남자'에게 고백하는 날처럼 되어버렸다. 사랑에 소극적인 여자들을 위해 그렇게 만든건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사탕엔 관심 없고 쵸콜렛을 좋아하는 관계로 한국의 발렌타인데이-화이트데이 투덜거리며 이런거 정말 관심 없이 보냈지만 기억해보니 나도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렛을 준 적이 있기는 있구나. 딱히 사모하는 남자한테 주었다기보다는.. 더보기
한주의 시작 폐인생활을 한 주말을 반성하여 어제는 진짜 열심히 일하고(화장실 청소에 이불 빨래까지) 오늘은 아침부터 꽃남을 봤는데 솔직히 실망.-_-;; 츠쿠시역의 금잔디 너무 맥이 없어요. (씩씩한 말괄량이 아가씨 아니었던가.) 물론 그 전에도 유치했지만 그 모든 것을 커버했던 F4, 이번 회에 너무 조금 나왔어. 흑. 새로 나온 그 모델이라는 애는, 아무래도 F4에 딸린다. 외모도, 연기도.. 기럭지는 되더만 나머지는 영.. F4 우빈이로 나오는 김준. 나름 연기 자연스럽던데 차라리 그를 키우지. 범이의 1:9 가름마도 너무 어색하고, 인터넷으로 보는데도 분칠한 티 팍팍 나는 루이 왕자도 아쉽다. 준표님은 귀한집 막나가는 도련님보다 양아치같으려고 하고. 뭐 그래도 낼 또 봐야지. ㅋㅋ. 더보기
폐인 생활 요즘 한국 드라마 보는 것으로 필리핀 생활의 우울함을 달래고 있다고 했더니 누군가 드라마 디비디를 선사해주었다. 바람의 화원. 주말에 완전 폐인생활 남편도 나도 끼니만 대충 챙겨먹고 집은 완전 폭탄 맞은 그 자체 찬이는 몇 번 놀아달라고 졸라대다 포기 아이구..그래도 아직 다 못 봤다. 쩝. 사극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미스테리 팩션은 좋아하니까. 게다가 관심 분야, 관심 시대이니 열심히 볼 수 밖에. 근데 넘 뻥이 심하다는 느낌. ㅋㅋ 하긴 근영양이 신윤복으로 나왔을 때 이미 드라마가 사실이라고 생각되지 않아서. 재미는 있으나 사실과 잘 엮였는지 하는 의문도 갖게 되지 않더라. 다음엔 베토벤 바이러스 구해봐야지. 어쨌든 디비디로 드라마 보면 폐인된다. 끄긍.. 더보기
월요병 치유제 _ 꽃보다 남자 사실 이번에 한국에 다녀오기 전, 병이 하나 있었다. 월요병이라고. 직장인도 아닌데 웬?? 이라고 하겠지만, 발묶인 해외체류자에게 발이 되주는 남편이 없는 한주의 시작은 암담 그 자체다. 주말에 쇼핑센터라도 다녀오지 않으면 감옥살이 따로 없는 듯한 생활. -_-;; (그래서 이번 연도의 목표는 운전! 면허증 장롱탈출!) 그런데 이번에 한국 다녀오면서, 케이블도 끊어진 우리집에서 지상파 DMB 휴대폰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일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드라마 '꽃보다 남자'. 그걸 돌아와서도 끊지 못하겠다. 현재 우리 집에서 나오는 한국 방송이라고는 YTN과 arirang. 가끔 느려터진 인터넷이지만 무료로 제공해주는 KBS 다시보기에 완전 꽂혔다. 30대 후반에 웬 10대 드라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불륜과 .. 더보기
무거운 마음과 가벼운 즐거움 한 달 여의 서울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코끝을 가르는 매운 바람을 맞고 다니다 마닐라 공항을 나서는 순간 훅~하고 밀어닥치는 물먹은 공기방울들에 그래, 이랬었구나 하며 다시금 이곳의 현실을 깨달았다. 한국에 대한 뉴스를 보니 연쇄살인범도 문제지만, 수출 감소에 대한 압박으로 지경부 차관이 과로사 했다는 뉴스기사에 마음이 무겁다. 한국 방문은 많은 무거움을 전달해줬다. 당장은 올 상반기를 최대의 고비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세계경제 악화 일로에 있는 지금 누구도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시기. 해서, 나도 나름의 각오를 하고 왔다. 첫째는 이번 집 계약이 끝나면 무조건 2만 페소 이하의 집으로 이사한다, 이고, 둘째는 쓸데 없는 물건은 절대로 사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에서 .. 더보기
마음이 짠해지다. 필리핀에 온 지 5개월이 지나고 있던 어느날, 아빠 친구가 찬이에게 물었다. "찬이는 필리핀이 좋아, 한국이 좋아?" 그때는 묵묵부답. 아마도 낯선 사람에게서 받은 낯선 질문인 탓이리라. 얼마가 지난 후 내가 혹시나 싶어 찬이에게 물었다. "찬아, 필리핀이 좋아, 한국이 좋아?" "응...한국이 서울이야?" "응" "서울이 좋아" "왜? 할아버지 할머니 있어서? 여기서는 엄마랑 맨날 같이 지내쟎아. 서울에서는 엄마 일하고 그래서 못봤쟎아." "그래도 서울이 좋아. 할아버지 할머니 보고 싶어." "한국에는 친구들도 없쟎아"(어린이집을 다녔지만 친구를 사귀기에는 너무 어렸기에. 물론 여기도 친구라고 하기엔 좀 서먹한 사이지만) "친구 없어도 돼. 서울이 좋아." 에이구, 녀석이나 여기서 즐겁게 지내면 좋으련.. 더보기
게으른 자여, 블로그를 때려쳐라!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그런데, 솔직히 여기 인터넷 사정, 안좋다. 췌췌. 더보기
10월 마지막 주 간만의 포스팅. YTN의 뉴스를 보니 태평로를 거니는 사람들 중 일부는 털모자에 목도리까지 둘렀더라.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니 외투를 준비하세요."라는 아나운서의 멘트까지. 한국은 이제 한 해를 마감하는 계절로 성큼 다가서는 것 같다. 그런데 여기는 여전히 덥다. -_-;; 그래도 변화가 있다면, 한 달 넘게 비가 내리던 태풍 시기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는 듯 하다. 앞으로 한 두 차례 더 있을 것 같다고는 하나, 습도도 많이 내려갔고, 내리쬐는 햇살도 구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날씨가 이렇다보니, 10월이 아니라 8월쯤 된 것 같다. 한 해를 정리한다기 보다는 여전히 여름같은 느긋한 마음이랄까. -_-;; 그래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가사도우미 아줌마는 day off를 가더니 돌아오지 않았고,.. 더보기
egg 알에서 새가 나오는 걸 알게 된 찬. 삶은 계란을 정말 좋아하는데, 하루는 삶은 계란을 까면서 이런다. "엄마, 이렇게 껍질을(이) 까(지)면 새가 나오쟎아. 지금 나오면 어떻게 하지?" "글쎄, 그런 일은 안 일어났으면 좋겠는데... 새가 나오면 안되지. 먹어야 하는데..." "괜찮아. 새가 나오면 세수 시켜주면 돼." ㅋ 가끔씩 나를 미소짓게 하는 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