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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pines

Avilon Zoo

필리핀에서 가장 크다는 동물원 아빌론 주에 갔었다. 이 동물원은 메트로마닐라 동편 리잘 지역에 있다. 마닐라를 벗어나서인지 한국 사람들에겐 별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았다. 유치원 선생이 이야기해 주었는데 보아하니 유치원에서 소풍으로 자주 이용하는 곳인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한국 사람들 중에서는 그곳을 추천하는 사람이 없었다. 어떻게 가는 지 아는 사람도 없었다.

아빌론 주 사이트(http://avilonzoo.com.ph/)에서는 친절히도 약도를 제시하고 있지만, 그 약도만으로는 도저히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 위키맵피아를 이용해 초행길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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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필리핀이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거리를 지난다. 이때까지는 좋았다.





과연 여기 동물원이 있을까 하는 정도의 벌판을 맞이했다. 먼지 풀풀 날리고 물 웅덩이가 푹푹 패여있는 비포장도로 옆에 아빌론주의 표지판이 있었다. 우리와 동행한 가족은 아침에 세차까지 했다는데, 내가 다 미안해진다.  -_-;; 이래서 한국 사람들은 안오는가보다라는 개인적인 결론을 내리면서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거 땡볕에 넓기만해서 완전 고생하는 건 아닐까.

동물원 입구에 도착하니 다른 차들이 꽤 보였다. 유치원에서 온 버스들과 우리처럼 가족단위의 사람들. 입구는 초라했지만, 옆의 건물이 동물원임을 알려주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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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202페소. 어른아이 할 것 없다. 3살이 채 안된 꼬마도 똑같이 내야 했다. 하긴, 아빌론주의 분점같은 것이 파식시티에도 있는데(arc avilon이라고), 거기는 입장료가 300페소쯤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입구를 지나면 바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주로 도시락 싸와서 먹는 분위기. 알았으면 우리도 준비를 했으련만, 그냥  동물원에서 파는 음식을 사먹었다. 일인당 120~130페소. 밥과 고기(닭 또는 돼지의 바베큐 혹은 튀김), 그리고 샐러드 같은 것이 추가로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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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 이 식당 주변 호수에 있는 물고기다. 대충 길이가 1미터는 넘을 것 같은 거대 물고기들이 사는 호수. 사진엔 잘 안찍혔다.

아빌론 동물원 싸이트에도 언급되어 있는데, 이곳은 정말 새가 많았다. 웬 새 농장 같이 여러마리 마구 몰아놓은 곳도 있었는데, 처음엔 그게 전시용인줄 알고 참으로 열악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중앙으로 가니 각각의 새들을 위한 새장이 따로 수십개가 있었다. 지구상에 조류가 이렇게 많구나 새삼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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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동물을 보고 싶던 우리는 사자우리를 찾아갔다. 또다시 그 1미터가 넘는 물고기들이 나타났다. 그 물고기들의 호수 너머 섬같은 곳에 사자 한 마리가 있었는데, 좀 마른 암사자였다. 아이들은, "엄마, (도데체)사자 어딨어?"라고 암사자를 사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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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자와 달리 호랑이는 너무나 코앞에 있었다. 손 내밀면 만져질 것 같은. -_- 호랑이를 너무 깔보는 것 아냐? 그 중 한 호랑이는 이빨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고쳐주고 보은을 받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았으나, 아이들이 보고 있는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곰도 덩치도 작고 역시 셋방살이처럼 작은 우리에 있었다. 맹수라고는 그렇게 세 종류 정도 본 것 같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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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와 오랑우탄의 우리도 사뭇 재미있었다. 동물원 안쪽에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먹을 수 있는 휴게소 같은 곳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덥지 않고 깨끗했다. 위에는 오랑우탄, 아래는 침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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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동물들과 사진찍는 곳이었다. 침팬지, 흰 조랑말, 앵무새, 그리고 뱀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놓았는데, 우리 아이들에게는 침팬지와 뱀을 제공해보았다. 녀석들 완전 얼어버렸다. 역시 상술이 작동을 해야 재미가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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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코끼리, 기린, 하마 이런 것들은 못봤다. 공수가 쉽지 않은 탓이었을까. 아니면 동물원 어딘가에 있는데 우리가 못 찾은 건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넓기는 넓었다. 대신 코끼리를 대신해주는 동물이 있었으니... 이녀석 이름이 대체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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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간 곳은 악어우리였다. 출신지역마다 나누어 놓았는데 우리가 수도 없이 많았다. 뭐 우리 눈엔 크다, 작다 외에는 별 차이가 없어 보여 뭐하러 악어는 이리 많이 갔다놨나 싶었지만, 아이들은 사뭇 좋아했다. 우리에 가끔 닭모가지로 추정되는 것들이 보여 애써 외면했다.

현재는 폐점인듯한 식당을 지나 우리가 들어왔던 곳을 다시 나섰다. 뙤약볕이 쨍쨍 내려쬐는 날씨였지만, 그늘에 있고 바람불고 하니까 그리 괴롭지 않고 구경할 만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너무너무 신나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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