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는 아이들 교육 때문에 일부러 오는 사람들도 있으니 나름 필리핀 교육제도에 대해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 그 정도의 정보는 없는 상태. 일단 찬이와 직결된 어린이집을 알아보았는데
일단 여기는 어린이 집에서 봐주는 시간은 3시간. 오전반이 보통 8:30~11:30이고, 오후반이 1:30~4:30이다. 30분 정도 차이가 있고 오후반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여기는 6월부터 학기 시작해서 2월이면 끝난다. 3,4,5월은 방학. -_-;; 주변에서 더 늦기 전에 찬이를 유치원에 보내라고 하는 이유는 학기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때 보내야 친구들을 사귄다는 거다.
그런데 3시간 가는 것 치고는 학비가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는 정부가 고시한 어린이집 비용이 있는 걸루 알고 있다. 대체로 기본 비용이 연령별로 다르다. 그런데 거기 학습이 추가되면 그에 따른 비용이 추가되는데, 그게 반 강제적 선택이다보니 기본적 비용보다 늘 추가비용이 따르는 것 같다.
마침 집 근처에 어린이집 같은 게(5세부터는 kindergarten 3,4세는 preschool로 연령별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나눈다) 있길래 고민고민하다 찬이를 그곳에 보내기로 했다. 일단 걸어갈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어차피 유치원이니 가까운게 장땡이라는 생각) 시설이나 선생님도 나쁘지 않아보였다.
어제는 마침 parents' night이라고 학부모들에게 원을 소개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뭐랄까, 한국에서 다양한 유치원에 가본 것은 아니지만, 상당부분 그, 다른 점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즉 거기서는 '진짜로' 원을 소개하는데 시간을 다 보내고, 학부모들과 선생들이 일일히 대화하고 뭐 그랬다. 그러니까 기본적인 자신들의 교육목표, 철학 이런거 형식적이나마 이야기해주고, 각 연령별 커리큘럼과 교육방식, 자신들이 기대고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설명하면서 그동안 했던 것들을 예로 보여주고 하는데 시간을 다 보냈다. 또 어찌보면 참 유치하기도 한 그런 것이었다. (예를 들면 i-care 인형이란 것이 있는데, 뭔가 잘못했을 경우 sorry, excuse me 등의 언어를 인형에게 하도록 하는 것인데 그 인형도 참 초라하다. 어쨌건 남편의 말로는, 여기는 기본적으로 가르치는 언어가 sorry인데 한국에서 온 애들은 절대 사과하는 법이 없어서 부모가 맨날 불려간다고 한다. )
잠간이나마 찬이가 다녔던 한국의 어린이집 학부모의 밤이 생각났다. 찬이를 잠깐 보내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관심 가져보고자 찾아간 것이었다. 그런데 커리큘럼을 소개하는 것은 원 자체가 아니었고, 일명'특기수업'이라고 이름붙여진 각종 전문 학습지사가 소개했다. 예를 들면 영어는 YBM시사에서 맡습니다. 하면 YBM시사에서 나와 자기네 회사 프로모션하는 것이고, 과학은 과학나라..뭐 이런 식이었다. 그렇게 소개하고 난 다음에 특기수업을 받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거였는데, 솔직히 처음엔 솔깃다하다 오히려 자꾸 그들의 설명을 듣다보니 특기 수업 안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들은 프로모션에 실패한 셈이겠지. ) 하여간 1시간 30분여가 넘는 학부모의 밤 시간에 80%이상은 그런 학습지사를 소개하는 것에 할애했고, 막상 유치원의 식단이나 선생님들에 대한 소개는 무척 짧아서 학부모의 밤에 갔던 나는 무척 실망했더랬다.
이 유치원의 경우 다른 필리핀 유치원보다 원비가 비싼 셈인데, 그건 우리가 사는 동네가 좀 그렇기 때문이란다. 즉 학비가 한 달에 한 25만원 정도이다. 1년치를 낼경우는 조금 더 싼 편이지만, 한국보다 결코 싸다고 할 수 없는 금액이다. 일단 여기는 하루 3시간밖에 안하니까. 한국에선 6시간, 거기다 점심 식사가 있지 않은가.
그런데 또 따져보면, 한국에서는 특기수업으로 영어는 15만원, 다른 특기수업까지 다 들었으면 한 30만원 돈이 추가가 되었던 것 같고(영어는 매일 특기라고 들어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들었고 다른 특기는 안들어서 잘 모르겠는데 한 5과목 정도 됐으니까), 원을 다니다보면 각 활동마다 또 교재비가 나중에 따로 청구되서 좀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매달 생일잔치네, 현장 학습이네 해서 내야하는 돈들이 꽤 되었으니,
여기는 3시간 봐주는 거니 그런 것은 없으리라 생각되는데, 그렇게 따지면 쎔쎔이려나.
그런데 이곳의 한국 유치원 중에서는 한국 어린이집처럼 운영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거기는 경비가 얼마련지) 한국엄마들이 3시간만 봐주는 걸로는 만족을 못해서라는데, 한국에서야 맞벌이로 어쩔 수 없이 종일반에 보내야하겠지만 여기서 맞벌이하는 부부가 거의 없다고 하는데 왜 굳이 그런 곳에 보내야하는지는 알 수 없다.
찬이는 현재 preschool시기라 큰 차이가 없지만 일단 kinder 단계를 가면 '좋은' 곳을 따져서 가야한다고 한다. 즉 여기도 우리나라 사립학교마냥 명문학교들이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고등학교까지 운영하는 곳들이 꽤 많은데 좋은 초등학교를 가려면 영어시험 같은 걸 본다고. 해서 유치원을 좋은데를 다녀야한다고 한다.
일단 우리는 일 년의 탐색기를 갖기로 하고 옆건물 ilc로 결정. 부디 잘 다녀주기를.
chan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