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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은여기에남겨

Great beauty (Grande Bellezza)


오늘, 아니 어제, 정선배와 씨네코드 선재에서 영화 '그레이트 뷰티(Grande bellezza)를 보았다. 

인상적인 영화였다. 기본적인 틀은, 로마라는 도시에 사는, 작가 젭 ***(성이 생각이 안나는군)이 겪는 일이다. 나이는 65세, 젊은 시절 쓴 소설이 히트를 쳤는지, 그 명성으로 현재까지 상류 사회에 속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자주 파티를 벌인다. 파티의 모습은, 로마제국이 멸망하기 전 그렇지 않았을까 싶은, 하지만 한 편 잘노는 모습이 부럽기도 한, 조금은 퇴폐적이고 많이 화려한 그런 모습이다. 

주인공은 예술가를 인터뷰하기도 하고, 그 일을 하게끔하는 편집장과 대화도 한다. 편집장은 난쟁이이다. 정신상태가 심각한(늘 심각한 정신의 소유자인?) 아들을 둔 부인이 친구이기도 하고, 같은 글을 쓰는 입장이지만 스스로 대의명분을 중요시한다고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여자 작가 친구도 있다. 남의 글을 가져와 시나리오를 쓰고자 하는 친구는, 여자친구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하지만, 본인만의 희곡을 공연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호응했으나 정작 여자친구는 무관심했을 때, 결국 로마를 떠나고자하는 마음을 먹고 떠난다. 그의 주변인물은 다양하다. 클럽을 운영하는 친구. 그 친구의 딸과의 썸싱. 그리고 그녀의 죽음. 

죽음은 중요한 화두이다. 작가의 나이 역시, 고대 도시인 로마를 닮아있다. 한 때의 영광. 그 명성으로 먹고사는 도시. 주인공과 비슷하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정말 '도시적'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죽음은 나이에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영화 중 죽은 사람은 오히려 젊은 사람, 아까 말한 정신이 온전치 못한, 친구의 아들이었고, 또 주인공의 첫 사랑이었고, 또 친구의 딸이었다. 오히려 성녀로 추앙받는, 일백 세가 넘은 수녀님은 무릎으로 성당을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까지 한다. 죽는 것, 사라지는 것, 늙는다는 것...인생의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와 전혀 다른 계층의 사람인데! 결국 어떤 모습은 같은 것인가?

정말 많은 장면들이 나오고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는데, 하나하나가 너무 강렬하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장면들을 놓질 수가 없다. 각각 하고 있는 이야기는 어떤 틀 속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각각의 정체성을 갖는다. 때문에 놓치면 안될 것 같다. 생각할수록 도시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다. 로마 시내의 비밀스러운 건물에 들어가보는 경험도 있다. 로마, 로마, 로마. 정말 로마스럽다. 

좋은 영화를 보면, 나도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오늘 본 영화 그레이트 뷰티가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