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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봄, 나의 루틴한 생활

주중에는 이러하다. 


아침 6시를 전후하여 일어난다. 봄이 되기 전 밥을 꼭 해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있고, 전날 일찍 잠들었다면 6시 전에 일어나고, 아닌 경우 밍기적 거리며 6시를 넘긴다.


봄이 된 요즘은 거의 6시 넘어서 일어난다. 


화장실로 직행, 아침 문안을 드리고 머리를 감는다. 싸구려 샴푸질을 한 번, 선물받은 샴푸질로 또 한 번. 세수와 대강의 샤워를 하고, 살짝 고민을 한다. 오늘은 뭘 먹지? 


지난 주에 만들어놓은 치즈를 올린 빵 한쪽을 오븐 토스트기로 굽는다. 원래는 빵 두 쪽을 먹었었는데, 이번에 산 빠리바게트 곡물 식빵은 좀 두툼했다. 두쪽을 먹는 것이 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즐거움이 아니라 괴로움이라는 걸, 빵이 두 쪽 남았을 때야 깨달았다. 그래서 오늘은 한 쪽. 금요일인 내일 아침분을 남겼다. 원래는 내일 아침에는 죽을 끓여먹을 생각이었다. 


빵이 구워지는 동안, 물을 끓여 커피를 타고, 뭘 입고 출근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이걸 결정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다. 대단한 패셔니스트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색깔도 맞지 않는 이상한 옷들을 아무렇게나 입고다니지도 못한다. 오늘 아침에는 문득 '아, 난 참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는 사람이구나'하는 걸 깨달았다. 


빵이 구워지면 치즈를 슥슥 바르고 그 위에 쨈 약간, 그리고 과일을 얹어 먹는다. 맛은 어느 일류 호텔 아침 못지 않다. 수제 치즈와 신선한 과일. 그리고 비록 인스턴트 커피지만 우유를 넣어 내 기호에 맞춘 커피를 홀짝홀짝... 아침인데도 나는 여유를 부리곤 한다. 물론 그리고 난 후에는 늘 후회하지만... 

치즈와 우유가 효과를 발휘할 무렵(유제품을 마시면 꼭 화장실에 가야한다) 다시 한 번 문안을 해주고 

양치를 하고, 화장을 하고... 뭐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일정을 겪는다. 문제는 거기에 걸리는 시간이 좀... 오래라는 점이다. 대단한 화장을 하는 것이 아님에도 그렇다. 


날씨가 많이 풀린 덕에 조금 가벼운 코트를 고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이것도 덥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아낌없이 입어준다. 


지하철 역으로 냅다 달려가면, 운이 좋을 때는 사람이 많지 않은 차를 바로 탈 수 있고, 운이 없을 때는 한참 기다려서 사람이 많은 차를 맞이하게 되어, 이 차를 굳이 타고 갈 것인가 다음차를 탈 것인가 살짝 고민해야 한다. 대체로 첫 차를 보내고 다음 차를 탄다. 그래도 사무실에 도착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2-30분은 이르게 도착하는 편이니까. 


아침을 헉헉대지 않는 것만으로도 요즘 여유가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