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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은여기에남겨

2010년 시작


요즈음 필리핀의 날씨는 선선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고, 태양이 내리쬐는 가끔은 뜨겁기도 하다.
나의 생활도 비슷하다. 대체로 미지근하고, 가끔 차겁기도, 아주 가끔 뜨겁기도 하다. 

대학을 들어가던 무렵, 치열하게 뜨겁게 살자고 말하던 친구가 있었다. 말처럼 그친구는 매우 열정적으로 그 즈음을 살았던 것 같고, 지금은 연락두절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도 그러리라 생각한다. 
그 친구만큼 열정적으로 살지 못했던 까닭에 
나는 그 친구한테 늘 부끄러웠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부끄럽지 않을만큼 열정적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자본주의 사회의 최대 가치인 돈을 벌고 있지도 않으며, 잠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뭔가에 빠져 있지도 않고, 건강한 육체를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지도 않다. 
그래도 괜찮다. 

보이지 않는 어떤것에 떠밀려 늘 바쁘게 살아왔던 삶이고 가끔은 나도 그러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남들만큼은 뭔가 이루고 가져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 오히려 어떤 사람에게는 상처를 주고, 사람아닌 자연에게는 피해를 주고...
그러고 싶지는 않다. 



바다에 들어가 보니까, 그게 좋더라. 
언젠가 인류가 지구를 망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바다, 수많은 인간들이 아직은 건드려도 보지 못한 바다의 거대함이
인류'따위'가 지구를 망치지는 못하리라는 안도감을 주었달까.  

2010년은 힘들겠지? 

그래도 어떻게든 지나가겠지.

날씨 덕분에 느긋해졌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