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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의 8월 중순
minimalb
2014. 8. 13. 10:22
요며칠 광화문은 교통체증이 심하다. 아마도 14일 방한하는 프란체스코 교황 때문이 아닐까 싶은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막상 광화문 앞을 지나면서 보면 뭘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그러다보니 주변으로 자연히 눈이 간다. 사실 출퇴근길에 매일 단식하는 세월호 유가족을 본다. 프레스센터에 누워있는 사람들도 본다. 그들을 길거리로 내몬 이 사회가 너무 답답하다.
교황이 온다는 사실이 대단한 변화를 가져오진 못하더라도, 그들의 마음이라도 보듬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심란한 마음으로 출근하면 다시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친다. 뭔가를 알아가는 건 재미있지만, 대체 꿰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할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하는 건가, 피곤한 몸 뉘일 공간이 있고 헐벗고 다니지 않는다는 사실에 말이다. (요즘 보는 자료들이 다 일제시대와 전쟁 직후라, 당시 기록들을 보면 참담하기 그지 없다) 게다가 가끔은 맛난 것도 먹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술도 기울일 수 있으니 말이다.
미래가 불안하다는 걸 빼고는 나는 너무 편안하게 지내고 있다.
나는 이런 부채감을 느끼는데, 당신들은 뭐야. 나보다 더 편하게 지내고 있는 당신들은 전혀 부채감이 없는거야?
(로빈 윌리암스가 자살을 했다고... 하니 심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