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ippines
집집집
minimalb
2008. 7. 28. 09:36
아직 필리핀 사정을 꿰뚫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적기는 뭣하지만 대충 내가 아는 한에서만 집 이야기를 하자면,
도시를 다니면 담장이 둘러처진, 우리나라 미군부대 근처를 지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 상당히 많은데, 그게 일종의 빌리지라고 한다. 도시에서는 그런 빌리지 안에 일종의 단독주택들이 모여 있다. 이곳은 보안사정이 좋지 않아 그렇게 빌리지를 만들고 입구에 늘 경비를 하고 있다. 이곳은 웬만한 건물에는 늘 사설 경비원들이 있어서 출입자들을 검사하고 들여보낸다. 단지 빌리지 뿐 아니라 쇼핑센터같은 곳에도 그렇다.
빌리지에 단독주택으로 사는 분이 주변에 없는지라 실제 생활모습은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높다란 담장, 담장 안쪽으로는 나무들이 많아서 짐작하기 어려운데 가끔 고가도로를 지나면서 보이는 빌리지 안쪽의 모습은 상당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빌리지 내에는 단독주택식 집도 있고, 연립주택처럼 2,3층 붙어 있는 집들도 있다고 한다.
보통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우리가 사는 콘도 타입이 있다.

그리고 콘도인데 빌리지 안에 있는 경우도 있다. 한국 사람들이 살기에는 오히려 이런 타입이 좋을 것 같다. 오르티가스라고 요즘 메트로 마닐라에서 중심상업지역중의 하나인 지역이 있는데, 그곳에 있는 한 콘도는 한국의 타워팰리스라 불린다고 한다. 나무 울창한 빌리지 안에 있으면서도 빌리지를 나서면 바로 상업지로 연결되니 살기에 편하고 좋을 것 같다. 빌리지 안에는 보통 수영장이 있다.
물론 스트리트 사진에 일부 있었던 것처럼 빌리지 안에 있지 않은 주택들도 있다. 구역의 경계가 확실치 않은 곳에는 소규모 상업시설 등이 있고 주택들도 있는데, 그런 주택들 중에는 좋은 저택들도 있고, 매우 허름한 집들도 있다.
내가 필리핀에 오기 전, 남편은 집을 구하느라고 매우 애를 쓴 모양이다. 서울에서 미디어에 나오는 필리핀 이민 한국인의 멋드러진 정원이 딸린 집같은 것이나 보던 나는, 필리핀에 가면 모두들 그런 집에서 살 줄 알았지만, 남편은 당장은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고 만류하고 도심 오피스텔같은 콘도를 구했다.
일단 빌리지에 있는 주택들은 큰 것들이 대부분이다. 우리의 경우 세 식구 밖에 안되기 때문에 빌리지에 살려면 아무래도 연립주택식으로 된 타입이어야할 것이다. 그런데 빌리지에 살려면 일단 나무나 벌레들 등 자연과 친해야하고(여기는 손바닥 반만한 바퀴벌레가 있다. 실제로 우리 집에서도 본 적이 있다. -_- 그런게 수두룩하다고 한다) 빌리지 밖에 나가려면 일단 차가 있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듣자하니 빌리지 내에도 트라이시클(이곳의 교통수단 중 하나인데 오토바이에 손님 태울 수 있게 개조한 것. 옛날 독일군인들이 유사한 걸 타고 다녔죠)이 다니기도 한다는데, 그런 빌리지는 빌리지에 사는 것 같지 않게 시끄럽기 때문에 빌리지에 사는 장점이 반감된다.
어쨌든 일단은 이곳 생활이 적응되면 빌리지 같은 곳으로 옮겨보자고 하는데, 글쎄, 내가 아직까지는 우기일 때만 겪어서인지, 과연 빌리지 생활을 즐길만큼 야외활동을 할만할 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우리집 소개

집은 풀퍼니쳐된 집인데 집주인이 상당히 감각있는 사람인듯, 가구도 인테리어도 매우 훌륭했다. 전제적인 느낌을 볼 수 있는 한 컷. 오른쪽에 식탁이 놓인 곳이 일종의 다이닝 공간이다. 앞쪽으로 소파가 놓인 거실이 있다. 왼쪽 빨간 벽에 붙엇 소파가 놓여있다. 컴퓨터는 현재 다른 곳으로 옮겼는데, 하여간 놓을 곳이 마땅치는 않다.
그런데 왼쪽에 보이는 문을 열면 바로 공용 복도다. 현관이 없는 셈이다. 지금은 신발장을 구입해서 문 왼쪽으로 배치시켰다. 오른쪽으로 가면 부엌, 그걸 지나 화장실, 그리고 방 두개가 있다.
우리집도 메이드가 있는데, 메이드룸이 따로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찬이방에서 함께 지낸다. 방들은 가구가 제대로 없어서 여전히 어수선하다. 가구를 살 것이냐 말것이냐도 고민거리 중의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