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함은여기에버렷

죽음을 예감한 어느 날 밤의 遺言

minimalb 2013. 8. 22. 08:20

잠이 들면서, 이대로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어느날 문득, 처음 맞이하는 통증이 찾아오면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조금은 두려워진다. 

아직은 내게 올 때는 아니지 않느냐고 하지만 

갑자기 올 지, 아니면 아주아주 천천히 올 지는 알 수 없다. 


나는 무신론자는 아니지만, 죽음 이후에 대한 확신은 없다. 

영혼과 육신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생각인데, 죽음은 어쨌든 육신이 소멸되는 것이기에, 정신 혹은 영혼이라는 것이 남는다해도 그것은 이미 내가 아닐 터. 

때문에 남는 자들을 위해 한 마디 한다면, 

잠간 나를 추억해주는 것 정도는 감사하고,

복잡한 절차들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며

얼마 되지 않는 재산 역시 필요한 사람이 알아서...

가장 마음 쓰이는 것은 아들 수찬이지만,  지금도 엄마 없이 잘 지내고 있기에

내게 무슨 일이 생겨도 큰 변화는 없으리란 생각.

다만 그 아이가 필요할 때 내가 있어주지 못한다는 생각은 많이 괴롭다. 적어도 내 아이에겐 필요한 존재였어야 했는데, 그것마저도 못했으니 갑자기 인생이 허무하고 우울해진다. 

나로 인해 즐거웠던 사람이 있었다면

내가 감사할 일이다. 


부쩍 피로를 느끼는 마흔 두살의 늦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