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은여기에남겨

마음이 짠해지다.

minimalb 2008. 12. 4. 16:01
필리핀에 온 지 5개월이 지나고 있던 어느날, 아빠 친구가 찬이에게 물었다.
"찬이는 필리핀이 좋아, 한국이 좋아?"
그때는 묵묵부답. 아마도 낯선 사람에게서 받은 낯선 질문인 탓이리라.
얼마가 지난 후 내가 혹시나 싶어 찬이에게 물었다.
"찬아, 필리핀이 좋아, 한국이 좋아?"
"응...한국이 서울이야?"
"응"
"서울이 좋아"
"왜? 할아버지 할머니 있어서? 여기서는 엄마랑 맨날 같이 지내쟎아. 서울에서는 엄마 일하고 그래서 못봤쟎아."
"그래도 서울이 좋아. 할아버지 할머니 보고 싶어."
"한국에는 친구들도 없쟎아"(어린이집을 다녔지만 친구를 사귀기에는 너무 어렸기에. 물론 여기도 친구라고 하기엔 좀 서먹한 사이지만)
"친구 없어도 돼. 서울이 좋아."
 
에이구, 녀석이나 여기서 즐겁게 지내면 좋으련만, 왜 내 맘을 짠하게 하는지...